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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도자료 [국방일보] 변상문의 재미있는 풍류이야기 ④ 종묘제례악·수제천·영산회상
2014-11-08 18:55:04
국방국악문화진흥회 조회수 2332

하늘의 비밀 푸는 음악…선비의 절제 품은 소리

  • 변상문의 재미있는 풍류이야기 ④ 종묘제례악·수제천·영산회상
  • 2014. 10. 27   16:49 입력

 

세종 때 만든 보태평·정대업 2곡 정식 종묘제례악 삼아

매년 5월 첫째 일요일에 500년 이어온 무형문화재 재현

 

 

 

 
단국대학교 음악대학 국악과 학생들의 종묘제례악 연주 모습. 
(사)국방국악문화진흥회 제공

단국대학교 음악대학 국악과 학생들의 종묘제례악 연주 모습.

(사)국방국악문화진흥회 제공

 
 

 

 

 

● 종묘제례악(宗廟祭禮樂) : 우리 문화 정점에 있는 음악
 

종묘(宗廟). 조선조 역대 임금과 왕비의 위패를 모신 곳이다. 마음이 어지러우면 종

묘를 찾는다. 종묘를 에워싼 높은 담장을 끼고 돌다 보면 대한민국이 고령화 사회라

는 것을 금방 실감한다. 70세는 족히 넘었을 옹(翁)들이 땅바닥 서예를 즐기고, 장기

와 바둑을 즐긴다. 주변 상가 간판도 이채롭다. 국밥 3500원, 이발 5000원. 시계 바

늘이 몇 십 년 뒤로 되돌아간 느낌을 받는다. 이러한 군상(群像)들을 보면 자연스럽

게 삶과 늙음과 죽음을 생각하게 된다.

사람이 죽으면 자연의 한 조각으로 돌아가는 것인지, 아니면 윤회하는 것인지, 영생

하는 것인지 알 수 없다. 인류가 생기고 난 후 지금까지 모든 국가, 모든 민족에게서

죽음 이후를 등한시한 경우는 그리 드물지 않은 것 같다. 세상에는 많은 유형의 종

교가 있다. 종교의 공통점 중 하나가 죽음 이후의 세계를 다룬다는 것과, 음악을 종

교행사에 사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종묘에서 임금이 신하들과 함께 제사를 지내면서 영혼을 불러 오는 음악이 종묘제

례악이다. 의식이 진행되는 동안 악기 연주, 노래, 춤이 어우러진다. 전통 종합 문화

예술이 펼쳐지는 것이다. 1964년 국가중요무형문화재 제1호로 지정됐다. 무형문화

재 제도가 도입된 이후 최초로 지정됐다. 유네스코에도 최초로 등재된 우리 무형문

화재다.

세종 때까지만 해도 종묘에서 제사를 지낼 때 중국음악인 아악을 썼다. 그런데 이

중국음악이 음란함 등 품위가 훼손돼 있었다. 그래서 우리 고유의 정신이 들어가 있

는 음악의 필요성이 제기됐다. 이러한 배경을 갖고 만들어진 음악이 보태평(保太

平 : 선조 임금들의 문덕<文德>을 기림)과 정대업(定大業 : 선대 임금들의 무공<武

功>을 찬양)이다. 이 보태평과 정대업 두 곡을 세종 당대에는 제례악으로 쓰지 않고

궁중 연희로만 썼다. 그러던 것을 세조가 1464년부터 종묘제례음악으로 쓰기 시작

하면서 정식 제례악이 됐다. 매년 5월 첫째 주 일요일 500년 동안 그 원형을 보존해

온 종묘제례악이 종묘에서 재현된다.

 

● 수제천(壽齊天) : 천상의 소리가 인간 세계로 내려온 음악

지평선 너머 꿈이 있었다. 황톳길 따라 꿈이 이어져 나갔다. 진달래꽃 피면 화전놀

이로, 단풍 들면 단풍놀이 하면서 꿈을 이어갔다. 무한대의 자연 개념으로 보면 천

년도 지금으로부터 그리 멀지 않은 세월이리라. 몸 속에 천년의 세월을 삭혀 온 음

악이 있다. 구름 헤치고, 무지개 타고 내려오는 음악이 있다. 신비한 하늘의 비밀을

푸는 암호가 적혀 있는 음악. 그것이 수제천(壽齊天)이다.

백제시대 정읍현에 사는 아낙이 있었다. 행상 나간 남편을 그리는 마음으로 노래를

불렀다. 이 노래를 정읍사(井邑詞) 또는 빗가락정읍사(橫指井邑詞)라고 한다. 하늘

에서 내려온 소리 수제천이 여기에서 나왔다. 조선 중기 이후 노래는 없어지고, 불

고 튕기는 연주곡 형태로 전해지고 있다.

쩍 찌르륵. 박이 예리한 칼로 잡념을 잘라 버리듯 고요를 깬다. 어깨가 들썩이며 날

숨과 들숨을 머금고 장구를 기덕∼쿵 친다. 소리가 장중하고 무겁다. 피리가 입술에

서 뽑아져 나온다. 천상의 선녀가 모든 소원 들어 줄 장부 들고 내려온다. 대금이 꽃

잎을 헤집고 벌처럼 날아다닌다. 음양의 조화가 이뤄지며 새 생명이 창조된다. 수제

천을 듣고 있노라면 화려한 궁중의상으로부터 맨 얼굴 부끄럽게 만드는 속속곳까

지 볼 수 있다. 끊어질 듯 이어지고 이어지다가는 끊어질 것 같은 긴장감으로 돌고

도는 음악. 그 속에 인생의 돌고 돔이 들어있다.

 

● 영산회상(靈山會上) : 절제와 자기 수양을 위해 하던 선비들의 풍류음악 

부처가 깨달은 후 영취산이라는 곳에서 세상 이치를 말했다. 순간 빛이 발하면서 묘

한 소리가 들렸다. 이 광경을 우리 음악으로 표현한 것이 영산회상(靈山會上)이다.

유교문화가 지배하는 조선사회에서 불교음악이 살아남을 수 있었던 것은 다름을

인정한 선비들의 정신이었다. 나와 다름을 인정하고 존중하는 영산회상 문화가 군

내에 자리매김한다면 인권무시의 악성 사고는 발생하지 않을 것이다.



이 곡은 총 9개의 작은 음악이 모여서 만들어졌다. 상영산, 중영산, 세영산, 가락덜

이, 삼현도드리, 하현도드리, 염불도드리, 타령, 군악(軍樂)이 그것이다. 거문고가

울린다. 거문고는 수양 음악이다. 악한 마음이 없어진다. 세피리 소리가 들린다. 산

란했던 마음이 하나로 모아진다. 장구가 울린다. 차마 용기가 나지 않아 사과하지

못했던 마음이 움직인다. 가야금이 노래한다. 탁했던 마음이 찬물에 헹군 것처럼 맑

아진다. 해금이 떤다. 마음에서 향기가 난다. 대금이 깊게 날숨을 뱉는다. 막혔던 것

이 풀린다. 군악(軍樂)이 들린다. 군인정신이 정리 정돈돼 품격 있는 군인으로 거듭

난다.

<(사)국방국악문화진흥회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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