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도자료 ㆍHOME > 사업현황 > 보도자료

보도자료 [김호경 병영칼럼] 정어리 통조림과책 한권의 힘
2015-10-20 01:03:21
국방국악문화진흥회 조회수 2248
김 호 경 소설가·‘국제시장’ 작가

김 호 경 소설가·‘국제시장’ 작가

 

 

 

지구에서 가장 높은 곳을 정복하기 위한 인간의 도전은 끊임없이 계속됐지만 번번

이 실패로 돌아갔다. 8848m에 달하는 에베레스트 정복은 1900년대 이후 각 나라의

명예를 높이기 위한 도전장이었다. 특히 독일·스위스·영국·프랑스가 치열한 경쟁을

벌였는데 영국 정부는 히말라야위원회를 구성하고 에베레스트 등반대장으로 존 헌

트(John Hunt)를 발탁했다. 소식을 들은 헌트는 자신의 귀를 의심했다.

 “저는 전문 등반가가 아닙니다. 군인인 아버지의 뒤를 이어 사관학교를 졸업하고

장교로 복무했습니다. 물론 소년 시절부터 등산에 취미를 가져 여러 산을 정복했지

만 사실 저는 등반계에서는 거의 무명에 가깝습니다.”

 “우리는 자네의 군에서의 경력을 높이 평가하네. 특히 병참 업무의 탁월함을 높이

평가하지. 자네가 반드시 에베레스트를 정복할 것이라 믿네.”

 헌트의 지휘로 1953년 5월 26일 지구에서 가장 높은 곳을 향한 인류의 도전이 시

작됐다. 톰 보딜런과 찰스 에반스가 정상을 향한 첫 번째 발걸음을 내디뎠으나 체력

소진과 산소 부족으로 정상을 100m 눈앞에 두고 하산할 수밖에 없었다. 이때 헌트

는 몇몇 대원을 이끌고 정상에서 600m 아래 지점인 8200m 부근까지 올라가 산소

통을 비롯한 몇 가지 물자를 눈 속에 묻어두었다.

 이어 두 번째 팀이 출발했다. 바로 에드먼드 힐러리와 셰르파 텐징 노르가이였다.

1953년 5월 28일 아침, 노르가이와 힐러리는 산을 오르기 시작해 헌트가 식량과 물

자를 묻어놓은 8200m 지점까지 갔다. 그곳에서 추위와 고난의 밤을 이긴 뒤 다음

날 새벽 4시에 기상했다. 작은 난로로 얼어붙은 몸을 녹이고 식사를 했는데 그들이

먹은 것은 크래커와 레모네이드였다. 그리고 정말 고맙게도 정어리 통조림 한 개가

있었다. 그 통조림이 두 사람에게 큰 힘이 된 것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7시간 뒤인

5월 29일 오전 11시30분, 드디어 힐러리와 노르가이가 지구에서 가장 높은 곳에 발

을 디뎠다.

 “더 오를 곳이 없다.”

 어쩌면 이 순간은 인류가 달에 첫발을 디딘 순간에 버금가는 위대한 순간이었다.

그 위대한 순간을 만든 요소는 여러 가지다. 강인한 체력과 정신력, 판단력, 절대 포

기하지 않는 인내, 팀워크, 두뇌가 필요하다. 거기에 덧붙여 최초의 에베레스트 정

복은 헌트가 눈 속에 묻어둔 정어리 통조림 하나가 보이지 않는 큰 힘을 발휘했다.

‘과연 그럴까?’ 싶지만 한 번이라도 높은 산에 올라본 사람은 그것이 얼마나 큰 도움

을 주는지 잘 알리라.

 청춘 시절의 책 한 권도 같은 힘을 발휘한다. 청소년 시절에 읽은 한 권의 책은 이

후 50~60년을 살아가는 데 에너지가 되고, 나침반이 되고, 등대가 된다. 과연 한 권

의 책이 인생의 지침이 될 수 있을까? 의심하면 안 된다. 에베레스트 등정처럼 영광

의 뒤안길에는 사소한 정어리 통조림 하나가 묻혀 있는 것이다. 마찬가지로 꿈을 이

룬 사람의 뒤안길에는 정성 들여 읽은 한 권의 책이 디딤돌이 된다는 사실을 잊지

말자.
 

이용약관 | 개인정보취급정책
상호 : 사단법인 국방국악문화진흥회 | 대표자 : 변상문 | 사업자등록번호 : 106-82-16373
주소 : 서울특별시 용산구 한강대로 262-1 | TEL : 02-794-8838 | E-mail : wwwguggugcokr@hanmail.net
Copyrightⓒ 사단법인 국방국악문화진흥회.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