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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도자료 [김호경 병영칼럼] 20명의 셰프보다 한 명의 엄마가 더 훌륭하다
2015-10-15 01:22:38
국방국악문화진흥회 조회수 1790
김 호 경 
소설가·‘국제시장’ 작가

김 호 경
소설가·‘국제시장’ 작가

 

 

 

 TV를 켜고 무심히 채널을 돌리다 보면 4개 중 1개는 공통된 프로그램이다. 요즘

한창 인기를 끌고 있는 요리 프로그램을 만나게 된다. 유명 호텔의 유명 셰프가 소

개하는 음식이 있는가 하면, 연예인들이 나와 요리를 만드는 것도 있고, 평범한 사

람이 어느 날 갑자기 일류 요리사로 등극해 다양한 음식을 만들어 보이는 프로그램

도 있다. 섭생의 중요성을 보여주기도 하면서 요리 만드는 방법을 친절하게 일러주

는 차원에서 중요하고, 인기를 끌 요소가 많다는 생각도 든다.

 그 넘쳐나는 요리 프로그램을 보면서 드는 한 가지 생각은, 아무리 맛있는 요리라

할지언정, 아무리 색다른 음식이라 할지언정 내 엄마가 해주는 밥과 음식을 따를 수

는 없다는 사실이다. 즉 20명의 유명 셰프가 모든 힘을 합쳐도 엄마가 해주는 밥을

이길 수는 없다.

 이 평범하면서도 우리가 놓치고 있는 진리 하나를 책에 비유해 생각해보자. 책은

생물의 일종이기에 태어나고, 자라고, 죽는다. 태어나자마자 사람들의 주목을 받지

못하고 죽는 책이 있는가 하면 단시일 내에 엄청난 성장을 해서 눈부신 주목을 받다

가 하루아침에 사라지는 책이 있다. 이른바 베스트셀러 혹은 패스트셀러(Fast

seller)다. 이런 책들은 수명이 짧고, 그 안에 담긴 내용이 ‘무언가 있을 듯하지만 알

고 보면 없다’는 공통점을 지니고 있다.

 반면 태어나서 자라기는 해도 요란하지 않되 생명력을 끈질기게 유지하는 책이

있다. 베스트셀러와 비교되는 스테디셀러(Steady seller)다. 이 책은 요란하지 않고,

잔잔하며, 나이와 성별·직업·지역을 가리지 않고 꾸준한 사랑을 받는다. 그렇게 세

월이 흘러 독자의 사랑을 받으면 어느샌가 고전(古典)이 된다.

 비교하자면, 베스트셀러는 셰프가 만들어내는 보기 좋은 요리이고, 고전은 엄마

가 만들어주는 음식이다. 무엇이 우리 몸과 마음에 더 좋은지는 굳이 말하지 않아도

모두가 알고 있다. 그렇다 한들 셰프의 스페셜 요리가 하급 요리라는 뜻은 절대 아

니다. 특별한 날에 특별한 요리를 먹는 즐거움을 종종 누리되 엄마의 밥을 평범하다

하여, 혹은 늘 똑같다 하여 폄하해서는 안 된다는 뜻이다.

 베스트셀러는 내가 살아가는 시대를 반영하는 책이기에 눈여겨 한두 권은 읽되

결국 정성 들여 읽어야 할 책은 고전이다. 눈부시게 발전하는 스마트폰의 시대에 고

전을 읽으라 하면 대부분의 젊은 세대는 살짝 비웃음을 짓거나 외면하지만 ‘그리스·

로마 신화’ ‘삼국지’ ‘토지’ ‘논어’를 읽지 않은 바탕 위에서 말초신경을 자극하는 베

스트셀러에만 몰입하면 모래밭에 집을 지으려는 것과 똑같다. 고리타분할지언정

고전 위에서 튼튼한 인식과 사상이 세워진다. 엄마의 밥을 멀리하고 매끼 스페셜 요

리만 찾는다면 내 혀는 갈수록 자극적인 것만 원하게 되고 결국 몸과 마음에 튼튼함

이 부족해진다.

 이 가을, 훈련이 끝났을 때, 보초근무가 끝났을 때, 일요일 오전에 짬이 났을 때

부대 도서관에 들러 그대를 기다리고 있는 고전 한 권을 꺼내 펼쳐보라. 첫 문장은

난해할지라도 마지막 문장은 삶의 방향을 일러주는 지혜의 나침반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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