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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도자료 [뉴스핌]군인들에게서 국악 부흥을 꿈꾸는 전통예술단 군락(軍樂)
2015-08-04 21:37:04
국방국악문화진흥회 조회수 3478

6.25전쟁이 끝났다. 미8군사령부가 서울 용산 지역에 설치됐다. 마릴린 먼로, 엘비스 프레슬리, 냇 킹 등 수많은 희대의 미국 본토 연예인들이 한국을 찾았다. 그러나 미국 장병들의 사기 진작을 위한 공연 수요는 충족되지 못했다. 미8군 공연시장은 한국 연예인들에게 좋은 기회가 됐다. 60∼70년대 대중가요계를 이끈 대다수의 가수들이 이곳에서 활동했다. 신중현, 조용필, 현 미, 최희준, 윤복희, 한명숙, 패티 김, 펄시스터스 등이 그들이다. 미8군 공연시장이 한국 대중가요의 역사를 가파르게 발전시켰다.

미8군 공연시장이 활성화되면서 국악시장은 줄어들기 시작했다. 젊은이들은 국악보다는 팝송을 더 찾았다. 서울만 그런 것이 아니었다. 전라도 지역에서는 늘 들리던 게 판소리고 북소리고, 꽹가리 소리였다. 전라도 지역에서 마저 우리 소리가 시나브로 들리지 않기 시작했다. 그 여백을 나팔바지와 황색 축음기판에서 들리는 팝송이 기세 좋게 차지하기 시작했다. 

다시 국악의 부흥을 꿈꾸는 젊은 여성들로 구성된 예술단이 있다. 국악은 대한민국 정신을 눈으로 보는 것이고, 귀로 듣는 것이고, 가슴으로 느끼는 것이라는 신념과 철학을 갖고 걸어가고 있다. 미8군 공연시장에서 대한민국 대중 가요사가 다시 쓰여 진 것처럼 우리 군 장병들을 대상으로 국악 부흥의 불쏘시개를 지피고 있다. 매년 20만 여명의 민간인이 군인이 된다. 매년 20만 여명의 군인이 다시 민간인이 된다. 이들에게 대한민국 정신인 국악을 제대로 알게 한다면 위대한 대한민국이 더 큰 대한민국이 될 것이라는 소망을 갖고 걸어간다. 새마을 운동 끝머리에 우리 사회에서 사라져간 여성국극단이 2015년에 장병들을 대상으로 다시 태어났다. 전통예술단 군락(軍樂)이다. 

전통예술단 군락(軍樂)은 오직 군 장병들만을 대상으로 공연한다. 공연 내용도 장병 눈높이에 맞추어져 있다. 국악공연에 대한 왜곡된 생각을 갖고 공연에 참여했던 장병들이 무대를 접하는 순간부터 생각이 완전하게 뒤바뀐다. 국악을 예술로 공연하지 않고 예능으로 하기 때문이다. 우선 모두 20대 젊은 전문 여성 국악인이라서 그렇다. 봄 날 흐드러지게 핀 꽃 그 자체다. 복장이 다르다. 국악공연하면 곱게 차려 입은 한복을 연상한다. 그러나 군락은 다르다. 염천(炎天) 더위를 시원하게 해주는 젊은 복장이다. 게다가 장병들의 눈을 확 벌어지게 하는 복장이다. 복장이 시원하니 국악이 시원하게 장병들의 가슴속으로 다가간다. 소리가 다르다. 전통 국악이되 귀로 들리는 소리는 현대적 음악으로 들린다. 단어가 현대어다. 발림이 지금 이 순간의 너름새다. 그러니 장병들이 들썩이며 발광 환호한다. 2015년에 국악이 군(軍)이라는 마수걸이 밭에서 다시 부활하고 있다. 

군락 단원들을 면면을 살펴본다. 

소리꾼 이밝음(여. 26세). 진도출신이다. 진도 사람들은 어느 지역 사람들보다도 세포 속에 국악 씨앗을 갖고 있다. 사람 핏줄 개비만 있는 것이 아니다. 지역 개비도 있다. 진도, 나주, 구례, 남원, 보성, 고창, 부안, 정읍, 서산 등을 지역 개비라 할 수 있다. 핏줄 개비 못지않게 타고난 예술 재능에 지역 개비의 특징까지 갖춘 국악계의 주목 받는 젊은 여자 소리꾼이다. 국립전통예술고등학교, 한국종합예술학교를 졸업했다. 전공은 가야금 병창이다. 어려서부터 판소리를 익힌 덕분에 여러 형태의 소리를 편안하게 소화한다. 천구성과 수리성의 중간쯤 되는 맑은 목소리가 소리의 맛을 더해준다. 특히 장병들의 심리를 잘 아는 까닭에 장병 눈높이에 맞는 대사를 잘한다. 

소리꾼 심소라(여, 26세). 여덟 살에 판소리에 입문했다. 열세 살 때 동편제 홍보가 완창 발표회에 참가하여 문화체육관광부장관상을 수상했다. 국립국악고등학교, 한국종합예술학교를 졸업했다. 타고난 예술인 겸 예능인이다. 인물, 사설, 득음, 너름새를 두루 갖췄다. 예술적 끼가 공연장을 꽉 메운다. 무대의 벽을 허물고 장병에게 다가가 함께 춤을 추며 노래한다. 수백 명의 장병들을 단박에 신명으로 넘치게 한다. 타고난 국악 예능인이다. 그녀의 모습에서 누워서 신음하던 판소리가 쾌차해 뚜벅뚜벅 대중에게 걸어가는 것을 본다.

가야금 주자 박정미(여, 25세). 국립전통예술고등학교, 한국종합예술학교를 졸업했다. 꽃도 이런 꽃이 있을까 싶을 정도로 청초하다. 무대에 오르기 위해 또각또각 걸어가는 모습을 보며 장병들은 마른 침을 삼킨다. 눈은 촉촉이 젖는다. 왼손으로 가야금을 희롱(戱弄, 연주자가 악기와 한 몸이 돼 극치의 기량을 발휘함으로써 어떤 환희의 경지에 이르는 것) 할 때면 저절로 장병 관객은 아! 하는 탄성을 지르며 미롱(媚弄, 절대 환희를 잇몸 살포시 들어내며 웃는 모습)한다. 사단(事端, 인의예지仁義禮智)과 칠정(七情, 희노애락애오욕喜怒哀樂愛惡慾)이 모두 없어진 공(空)의 세계가 펼쳐진다. 

피리 주자 유성희(여, 유성희 26세). 국립전통예술고등학교, 서울대학교를 졸업했다. 피리 불고 태평소 부는 모습이 마치 한 마리 고고한 학 같다. 그녀가 피리를 불면 태고의 역사와 문화 그리고 흥이 지금 이 시간에 살아서 움직인다. 태평소 불면 군기로 뻣뻣했던 군인들이 낮 가림을 풀고 세포 속에 들어있던 신명을 몸 밖으로 내 뱉는다. 손에 잡히지 않던 운수(雲水) 같은 풍류가 어깨 위에서 너울너울 춤을 춘다. 그 옛날 끝없는 지평선 너머로 울려 퍼졌던 소리가 그의 입과 손을 통해 따끈한 현재의 소리로, 오래된 미래로 울려 퍼진다. 아마도 통일한국이 되면 유성희의 피리소리는 남북한 국민을 하나로 묶는 소리가 될 것이다.

아쟁 주자 최민선(여, 25세). 국립전통예술고등학교, 한국종합예술학교를 졸업했다. 시인 김용국은 말했다. ′공기가 기울면 바람이 된다. 물이 기울면 파도가 된다. 땅이 기울면 산이 된다. 마음이 기울면 그리움이 된다. 그리움이 기울면 당신이 된다.′고. 최민선의 아쟁 소리가 이렇다. 기울고 기울다 끝내 텅 비워버린 곳에서 새로움이 나오는 소리다. 들어내지 않는데 들어나는 소리다. 깊고 유장한 음률이 장병들의 국가 위할 비장한 충성을 담아낸다. 이순신 장군의 일성호가(一聲胡茄, 이순신 장군은 임진왜란 당시 왜적의 배에 끌려간 조선 백성들이 부르는 아리랑 소리, 젓대 소리를 들으며 구국의 정신을 불살랐다)의 애(창자의 옛말) 끊는 애국심의 소리다.    

장구주자 이혜미(여, 26세). 국립전통예술고등학교, 한국종합예술학교를 졸업했다. 장단 먼저 보내고 따라 가다 장단이 저만치 달아나면 확 낚아 채 당긴다. 장단 앞에서 허공을 가른다. 장단이 따라 올 만큼만 앞장서 가다 장단이 지쳤다 싶으면 다독이며 함께 간다. 뭔가 터질 것 같으면서 터지지 않는다는 느낌이 들 때 쯤 쩌∼어∼억 편채가 쐐기를 박고 이어 궁채가 천둥소리 내며 공연장을 콱 물어뜯는다. 쪼개고 쪼갠 장단 사이를 댓잎 소리 내며 밟는다. 하얀 발자국에 붉은 꽃가루가 후∼욱 흩어진다. 관객은 허리를 곧추세우고 팽팽한 긴장을 느낀다. 춤을 부르는 장구소리에 온 장병이 소요유(逍遙遊) 한다. 천생(天生) 장구 잽이다.

춤꾼 이미정(여, 26세). 한국예술종합학교를 졸업했다. 밥 먹는 손가락 동작도 춤사위다. 웃음도 춤사위다. 말도 춤사위다. 온 몸이 춤으로 가득 찼다. 팽팽한 시나위 장단에 가볍게 올라탄다. 결 무른 공기를 가르마 나누 듯 가른다. 어깨선 타고 흐르던 장단이 손끝에서 춤으로 천화(遷化)하여 똑똑 떨어진다. 어깨에 둘러맨 장구가 아이처럼 옹알이 한다. 장구 안고 까분다. 무대에 동살풀이 장단이 울린다. 축지법 쓰듯 무대를 줄였다 넓혔다 한다. 이만하면 한성준 선생님도 ′잘한다′ 하며 추임새 넣을 것 같다.     

예술단 군락의 공연 장소를 찾았다. 새벽부터 꾸덕꾸덕하던 하늘이 마침내 비를 쏟아내기 시작했다. 에어컨 한 대가 힘겹게 냉기를 뿜어댔다. 젊은 장병들의 열기가 염천(炎天)을 제압했다. 강당 천장을 찔렀다가는 강당 바닥을 내리치는 박수소리가 공연장을 들었다 놨다 했다. 그 옛날 송만갑 공연은 어땠을까? 임방울의 쑥대머리 소리마당은 어땠을까? 명재 고택 마루에서 불리어 졌던 풍류 공연은 어땠을까? 지금 이 공연과 그 공연은 어떤 차이와 공통점이 있을까? 몇 십 년 전 미8군 무대에서 한국 대중가요사가 다시 쓰였 듯, 군 장병들을 관객으로 불쏘시개를 지피는 이 공연이 국악의 역사를 다시 쓸 수 있을까? 생각이 생각을 몰고 다녔다.

공연 끝나니 비도 멎었다. 거슬거슬 부는 바람이 더위를 식혀 줬다. 바쁘게 공연복장에서 평상복으로 갈아입고 총총히 빠져 나가는 예술단 군락의 뒷모습에서 국악 역사가 다시 쓰이고 있다는 종교 같은 믿음이 살아 움직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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